모든 것은 움직인다
변하는 것에는 앞 뒤가 없다
매뉴얼에 표기된 앞 뒤는
작품을 설치하기 위한 안내일 뿐이다
작품에는 의미가 없다
어디든 때에 따라 앞이라고 하면 앞이 되고, 뒤라고 하면 뒤가 된다
참고로 작품에 돌이 있기도 해서 연관된 과거의 글을 읽어본다
길을 걷다가 돌을 하나 주웠다
작은 돌이었다
그 돌이 좋아보였다
가지고 싶은 마음에 주머니에 넣고
집을 걸어가는 길에
한참을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 거렸다
모양을 상상했다
집에 돌아와서
책상에 돌을 놓았다
어떻게 놓을지 고민을 했다
모양이 달라졌다
아니 돌은 사실은 그대로다
걸어오는 동안 조금 만지작 거렸다고 해서
돌의 모양이 변할리가 없다
하지만 분명히 달라졌다
길에 어떻게 놓여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기억이 나지않았다
아까는 분명히 좋아보였던 돌이
지금은 별로다
실망하고 돌아서다
옆을 보니 다시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옆을 앞이라 생각하고
방향을 돌려두었다
그 뒤로도 돌은
뒤였던 부분이 앞이 되고
위였던 부분이 바닥면이 되어 놓여졌다
자주 방향이 변하고
매 년 방향이 변했다
하지만 그 돌의 모양은 변하지 않았다